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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반올림되는 세상, 지휘자 김재창

당연하듯 배가 고팠다. 밥과 상관없는 ‘도레미’가 무엇인지 몰랐다. 그러나 지금, 이 어린이들이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며 한국어, 힌디어, 영어로 노래를 부른다.

“부모에게 버림 받거나, 부모가 떠돌이라 출생신고조차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버려지고 방치되어 흔적을 남길 수 없는 아이들이었습니다. 6개월이라는 긴 시간동안 여권이 나올 수 없는 수많은 사정들과 씨름한 끝에 겨우 12명의 아이들이 여권을 손에 쥐고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이것이 제1회 바나나콘서트 기적의 시작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첫 내한공연으로 기적을 보여준 인도 <바나나 어린이 합창단>이 다시 한국을 찾는다. 지휘자 김재창과 함께.

이영경 기자 lyk@mhj21.com 문화저널 21 . 2012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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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반올림 되는 세상
열정의 지휘자 김재창

첫 시작은 아프리카 케냐의 빈민가 ‘고로고쵸’에서 탄생시킨 <지라니합창단>이었다.
케냐는 세계 10대 불평등 국가 중 하나다. 수도 나이로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이 초원으로 이루어져있다. 수도에는 인구 밀집현상이 심각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슬럼가 3곳이 형성돼 있을 정도로 빈부격차가 심하다. 빈부격차는 범죄, 교육 부재, 아동 인권 유린 등 또 다른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단도라 지역의 고로고쵸는 세계 3대 빈민촌 중 하나다. 고로고쵸는 스와힐리어로 ‘쓰레기장’이라는 뜻이다. 쓰레기장에서 가까스로 삶을 영위하는 10만 명 넘는 빈민들은 쓰레기더미를 뒤져 끼니를 해결하며 가쁜 숨을 유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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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케냐의 빈민가 ‘고로고쵸’

2005년 12월, 구호활동을 위해 고르고쵸를 찾았던 임태종 목사의 눈에 쓰레기를 먹고 있던 어린 아이의 검은 눈동자가 들어왔다. 가슴 속 무언가 무너져 내렸다. 동시에 새로운 희망이 꿈틀거리는 찰나였다. 아이들에게 꿈을 주고 싶었다. 임 목사와 그의 뜻에 동참한 김재창 지휘자는 2006년 8월, 양철로 지은 초라한 교회 창고를 빌려 연습실을 만들었다. 부모의 반대가 심했다. 그럼에도 고로고쵸 각지에서 80여 아이들이 <지라니합창단>이라는 이름으로 모였다.

어느 아이는 쓰레기를 주워 오라는 부모의 반대 때문에 몰래 나와야 했다. 다른 누군가는 자신을 학대하는 새엄마를 피해 있는 상황에서도 연습에 빠지지 않았다. 아이들은 노래를 통해 영혼의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2006년 12월, 나이로비 국립극장에서 케냐 주재 한국대사, 케냐 문화부장관 등 4백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성공적으로 창단 공연을 마쳤다. 이어 2007년 6월 1일 케냐 대통령궁에서 열린 케냐 자치정부수립기념일 행사에 초청돼 공연을 가졌다. 이날 <지라니합창단>은 한국민요 ‘도라지타령’을 불렀다. 쓰레기더미 속에서 희망의 기둥 하나가 높이 솟았다.

▶ 케냐에 이어 새 땅에서 울려 퍼진 또 다른 기적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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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창은 이탈리아에서 유학하면서 콩쿨(존타콩쿨, 벨리니콩쿨) 우승을 비롯해 세계적인 오페라의 주역으로 활동해 왔다. 그러던 그가 모든 것을 뒤로 하고 홀연히 아프리카 케냐로 떠났다. 그곳에서 슬럼가의 아이들과 함께 뒹굴고 호흡하며 ‘슬럼가의 기적’을 일궈냈다. 충분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김재창은 2010년 ‘월드샤프’라는 국제원조단체를 직접 꾸려 인도의 불가촉천민(달리트) 마을로 떠났다.

그는 뭄바이에서 동남쪽으로 약 170㎞ 떨어진 뿌네시의 빈민가에서 보았다. 신발도 없이 쓰레기를 뒤지며 돈이 되는 물건을 찾는 아이들을, 8명의 식구가 단돈 1달러로 하루를 버텨야 하는 광경을.

이곳에서 그는 <바나나 어린이 합창단>을 만들었다. 2010년 8월 25일, 8명의 아이들로 첫 연습을 시작해 2011년 2월 6일 뿌네시 한인회 초청으로 첫 공연을 했다. 이어 2011년 5월 24일, 창단 9개월 만에 인도 뿌네 시립극장인 발간드러워홀에서 창단연주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그리고 2011년 10월 26일 내한해 11월 26일 출국하기까지 단 12명의 <바나나 어린이 합창단>을 이끌고 13회의 공연을 펼쳤으며, SBS TV <스타킹>, KBS 1TV <휴먼대상 시상식>등에 출연했다. 인도에서도 이것을 기적이라 부르고 있다.

바나나는 힌디어로 ‘세우다’ ‘변화시키다’라는 뜻이다. 김재창은 우리에게 친숙한 과일 바나나를 떠올려도 무관하다고 말한다. “가난한 인도 땅에서 한 끼의 식량으로 대체하기에 충분한 바나나와 그 의미를 동일시 할만큼 그들에겐 너무나 소중한 ‘바나나 합창단’”이라고 덧붙이면서. 현 사단법인 월드샤프의 대표이자 지휘자 김재창은 “음악으로 세상을 반올림”하겠다며 인도의 <바나나 합창단>으로 두 번째 기적을 이뤄가고 있다.
그는 말한다. 도레미도 모르던 아이들이 화음을 맞추며 합창을 한다는 것도 기적이지만 이들의 생활습관과 마인드가 변하는 것이 더욱 기적이라고.

“눈앞에서 변화를 마주합니다.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아이들이 자신감 있고 활기찬 아이들로 변해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무대를 책임질 수 있는 아이들로 변화했습니다. 감사를 모르던 아이들과 가족들이 감사하다며 도시락을 싸들고 연습실로 찾아오기도 해요.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저에겐 너무나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혼자만의 노래가 아닌 합창을 통해 서로 조화하고 더불어 사는 법도 알아가게 됩니다.”

2012년 제2회 바나나콘서트로 다시 한국을 찾은 이유에 대해 김재창은 “부모에게 버림 받거나 부모가 떠돌이라서 출생 신고조차 돼있지 않은 어린이들이 많아요. 인도에 살면서도 인도의 국민이 아니었죠. 이들의 여권을 발급받는 일부터 행정적인 문제에 소요되는 시간과 에너지가 엄청났어요. 결국 시간 내에 여권을 발급받지 못해 한국행을 함께 하지 못한 어린이들이 많았어요. 이제는 보다 정비된 모습으로, 더 많은 아이들에게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 한국을 방문하게 됐어요. 후원자분들께 받은 사랑으로 한껏 성장한 어린이들, 공연으로 그 사랑에 보답해야 하고요. 기대해도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김 지휘자는 현재 아이들의 실제적인 자립을 돕기 위해 인도에 직업훈련학교 설립을 계획 중에 있다. “지속적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계속해서 음악으로 깨어날 수 있도록 기금을 마련해야합니다. 빵이 아닌 음악으로 아이들의 정신이 깨어나 오늘이 아닌 내일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해요.”

▶ 세 번째 길,
죽음의 땅 킬링필드 캄보디아를 생명의 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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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바나나콘서트 준비만으로도 한창 바빴을 지난 2월, 김재창은 캄보디아의 프놈펜을 방문했다. 캄보디아는 20년 간의 내전으로 인구의 3분의 1을 잃어버린 킬링필드로 불리는 나라다. 인구의 70%가 40대 이하인 기형적 인구 구조 속에서 어린 아이들은 노동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우리 민족이 겪었던 6.25처럼 동족 간 이념과 문화의 차이로 인해 대량학살이 이뤄졌던 캄보디아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우리와 동일한 아픔인 민족의 한을 품고 사는 이들을 음악으로, 합창으로 흔들어 깨워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이미 많은 단체가 음악을 도구로 캄보디아를 변화시키기 위해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수많은 실패 사례는 김 대표를 더욱 견고케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케냐와 인도의 어린이들이 변화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기에 미래의 희망인 어린아이들을 음악으로 변화시키는 작업을 계속해나가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인도 아이들을 변화시킨 음악이라는 도구로 캄보디아에 ‘제2의 바나나 합창단’ 설립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분들의 마음이 모아져야 합니다.”

혹 당장의 끼니가 해결되지 않는 아이들에게 음악이 사치는 아닐까. 합창단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의 힘든 과정은 김재창을 흔들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합창을 배우며 눈빛이 살아나는 아이들을 생각했다. 아이들의 표정이 변하고 생각이 바뀌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될 거라 믿었다. 이제 그의 합창단은 ‘프로’가 됐다. 앙코르도 나오고, 관객들의 기념 촬영 요청도 쇄도한다.

아마도 김재창은 이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세계 곳곳에 방치되어 있는 아이들을 찾아 음악으로 소통하고 음악으로 화합하며 음악으로 위로할 것이다. 그가 증명했다. 목소리만 있으면 희망의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살아있으니 꿈을 꾸기에 충분하다고. 그러니 우리 서로 사랑하자고.

▶ 바나나 어린이 합창단
5월 2일 첫 공연 시작으로 17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외 14회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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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바나나 어린이 합창단>은 4월 30일 입국해 6월 4일 출국할 예정이다. 5월 2일 충남 지역 백석대학교(천안) 백석문화대학 백석홀에서의 첫 공연을 시작으로 5월 17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외 약 14회 진행된다.

또한 인도 <바나나 어린이 합창단>은 많은 이들의 관심과 후원으로 다양한 문화체험의 기회를 가지게 된다. 웅진play℃(웅진플레이도시)에서는 눈(雪)을 본적이 없는 인도의 어린이들에게 눈을 보여주고자 스노우씨티 체험기회를 마련했다. 또한 <2012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측은 <바나나 어린이 합창단>을 초청했다. 월드샤프의 성혜숙 본부장은 “빈민가에서 자라 도레미조차 알지 못하던 어린이들이 음악을 통해 꿈을 찾고 바나나 콘서트를 통해 꿈과 희망의 어린이들로 자라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서 오페라 관람의 기회가 전혀 없었던 우리 아이들에게 이러한 기회를 제공해줘서 매우 감사하다.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며, 오페라 가수를 꿈꾸는 어린이들이 생겨날 것 같다”고 전했다.

<제2회 바나나 콘서트> 공연 일정 및 시간 * 일정은 변경 및 추가될 수 있음
5월 02일(수) 백석대학교(방배) 18:30
5월 06일(일) 수원북부교회 19:00
5월 08일(화) 웅진플레이도시 스노우씨티 문화체험 14:00~18:00
5월 10일(목) 백석예술대학교 백석아트홀(방배) 14:00
5월 12일(토) 2012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초청 관람
5월 14일(월) 교보컨벤션센터 19:30
5월 15일(화) 안양대학교 16:30
5월 17일(목) 과천시민회관 19:30
5월 30일(수) 화곡동교회 19:30

ly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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