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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슬럼가 천사들과 부른 기적의 합창

슬럼가 천사들과 부른 기적의 합창  2011-10-28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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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탈리아 존타 국제콩쿠르, 벨리니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고 국내에서 오페라 무대에 주연으로 서며 성악가로서 경력과 명성을 쌓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케냐 슬럼가의 아이들을 모아 합창단을 만들었다.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올라선 뒤 이번에는 인도로 떠났다. 드라마틱한 이력의 주인공은 지휘자 김재창(55)씨다.

“가장 비참한 아이들이 가장 화려한 무대에 선다는 것, 그거 굉장한 반전이잖아요. 그 반전의 중심에 제가 있다는 생각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지요. 처음엔 오페라 일도 놓지 않고 양다리를 걸치려 했어요. 하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요(웃음).”

2006년 임태종 목사와 함께 케냐 지라니어린이합창단을 만들어 반석에 올려놓은 뒤 지난해 훌쩍 인도로 떠나 ‘바나나어린이합창단’을 만든 그를 27일 경기도 용인 신갈동 축복기도원교회에서 만났다. 김씨는 내한공연 ‘바나나콘서트’를 위해 전날 아이들과 함께 한국에 도착했다.

가난한 아이들로 합창단을 꾸려가는 건 쉽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창단부터 기막힌 일들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특히 고마워해야 할 인도 부모들의 반대가 심했다.

“부모들은 툭하면 찾아와 ‘이런 걸 왜 하느냐’며 반대했어요. 일곱 명을 모아 처음 연습했는데 나와 준 것만으로도 고맙더군요. 오디션에 합격한 아이들도 ‘나오겠다’는 약속만 해놓고 얼굴을 내비치지 않기 일쑤였지요.”

이번 한국 공연에도 난관은 있었다. 여권 때문이었다. “아이들 태반이 출생신고조차 안 돼 여권을 만들 수가 없더군요. 애들 서류를 한꺼번에 들고 제가 찾아가니 현지 공무원이 의심하는 낯빛이에요. 애들을 어디에 팔아넘기려는 것 아닌가 한 거지요. 결국 여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공연을) 미루고 미루다가 26명 중 12명만 먼저 왔어요.”

그래도 고난은 아이들의 발전으로 매일 보상받고 있다. 기본 음정은 물론이고 어설픈 발성조차 못하던 아이들은 제법 합창단원의 꼴을 갖춰가고 있다.

음악은 조화, 훈련, 인내 같은 덕목도 가르쳐줬다. “이 아이들은 한 번도 먹고사는 것 이상의 가치를 추구해 본 적이 없어요. 음악이 먹는 것 이상의 것을 처음으로 애들에게 가르쳐준 거죠. 음악을 하려면 엄격한 훈련을 받아야 하고 남들과 조화를 이루는 법도 배워야 하고, 무엇보다 정확한 음정을 내야 해요.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조화롭게, 또 정확하게 일하는 법을 배운다면 인도를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김씨는 “노래를 부르면서 어두웠던 아이들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고 했다. 그 모든 보람 중 으뜸은 행복해진 아이들이었다. 열린 마음은 행동으로 드러났다. 인터뷰하는 동안 아이들이 김씨에게 자꾸 다가와 말을 걸었다. “밥을 많이 먹었다”며 스스럼없이 배를 내미는 아이도 있었다.

바나나어린이합창단의 ‘바나나 콘서트’는 29일 오후 7시 인천검단 행복한교회를 시작으로 서울, 경기 지역을 돌며 7차례에 걸쳐 열린다(02-2692-9978). 김씨가 장담했다. “가난한 아이들이 노래를 부른다는 수준이 아니라, 합창단이 정말 좋은 음악을 들려준다고 생각하셔도 될 거예요.”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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