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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심는 희망, 킬링필드 뚫고 피어라

캄보디아서도 어린이합창단 꾸리는 김재창씨

케냐·인도 이어 3번째 음악봉사
“내전상처 합창으로 위로하고파”
‘바나나합창단’ 새달 내한공연도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인도의 푸네로, 그리고 다시 캄보디아의 프놈펜으로 갑니다.”

대륙을 넘나드는 이 동선은 관광 여행용이 전혀 아니다. 성악가에서 지휘자로 변신한 김재창(56·사진)씨가 2006년부터 걷고 있는 음악 봉사의 길이다. 세 지역의 공통점은 지구촌에서 손꼽히는 빈민촌이 있는 곳이다.

굿미션네트워크의 제안으로 나이로비 코로고초의 쓰레기 더미 속에서 지라니합창단이라는 ‘희망의 꽃’을 피워냈던 그는 2010년 월드샤프라는 국제원조단체를 직접 꾸려 인도의 불가촉천민(달리트) 마을로 떠났다. 뭄바이에서

동남쪽으로 약 120㎞ 떨어진 푸네시의 빈민가에서 두번째 어린이합창단을 만들기 위한 도전이었다.

그는 콘드와와 상비 지역 어린이로 바나나합창단을 꾸려 9개월 만에 창단 공연을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첫번째 내한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바나나는 힌디어로 ‘세우다, 변화시키다’라는 뜻이자 가난한 아이들에게 한 끼의

대체식량으로, 그만큼 소중한 합창단이 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와 바나나합창단은 오는 25일 입국해 5월17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을 시작으로 한달 동안 전국 14곳에서 두번째 순회공연을 펼친다.

“첫번째 공연 때는 부모에게 버림받거나 부모가 떠돌이 천민이어서 출생신고 기록조차 없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겨우 여권을 만들 수 있는 12명만 데리고 올 수 있었지요.”

그동안 행정 절차 해결에 애를 먹었다는 그는 “더 많은 아이들에게 한국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후원자들에게는 한껏 성장한 모습과 풍성한 감동으로 답례하고 싶어 두번째 방한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실제적

인 자립을 돕기 위해 현지에 직업훈련학교를 설립하는 계획과 합창단의 지속적인 운영을 뒷받침할 후원기금 마련 등 인도에서 해야 할 일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 와중에 김 대표는 지난 2월 ‘킬링필드의 나라’ 캄보디아의 프놈펜을 방문했다. 20년간의 내전으로 인구의 70%가 40대 이하인 기형적 인구 구조 속에 어린아이들이 노동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는 최빈국의 하나다.

“우리와 동일한 아픔인 민족의 한을 품고 사는 이들을 음악으로, 합창으로 흔들어 깨워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프놈펜의 빈민촌에서 또 하나의 바나나합창단을 만드는 세번째 도전에 나선 그는 “이미 많은 단체가 음악을 도구로 캄보디아를 변화시키기 위해 시도했으나 실패했던 사례를 알고 있다”며 더 많은 지지와 후원을 기대했다.

“처음엔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인사도 할 줄 모르던 아이들이 자신감 넘치고 천진한 모습으로 변해요. 감사를 모르던 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도시락을 싸들고 연습실로 찾아오기도 해요.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저에겐 너

무나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지휘봉 하나로 혼자만의 노래가 아닌 합창을 통해 서로 조화하고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쳐온 그가 캄보디아에서도 ‘마이더스의 기적’을 연출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02)2692-9978.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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